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우크라이나 출신의 카푸스틴은 스스로를 클래식 음악가라고 불렀으나 재즈적인 요소를 클래식에 탁월하게 도입하여 그의 곡들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보여주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피아노를 위한 24개의 재즈 프렐류드에서는 다양한 재즈적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카푸스틴의 생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카푸스틴(Nicolai Kapustin)은 우크라이나 고를로프카에서 태어나 14세에 모스크바로 이주하여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공부하였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는 골든바이저에게 사사를 받았으나 카푸스틴 본인은 골든바이저에게 사사하기 전 스승인 루바크에게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카푸스틴은 1957년 제4회 월드 유스 페스티벌에서 첫 데뷔무대를 가졌다. 카푸스틴은 재즈에 흥미를 가졌고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한 뒤 소련에서 재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였다. 카푸스틴은 2016년까지 161곡을 작곡하였으며 특이하게 모든 곡이 기악곡이다. 카푸스틴의 곡에는 재즈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다. 2016년에 작곡한 작품 Op.161이 카푸스틴이 작곡한 마지막 곡이며 카푸스틴은 2020년 7월 2일 8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카푸스틴의 음악은 재즈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카푸스틴은 스스로를 재즈 음악가가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음악에는 재즈의 주요 요소인 즉흥 연주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작품
카푸스틴은 작곡가 중 독특하게 오페라나 가곡 등 성악곡을 작곡하지 않아 남긴 모든곡이 기악곡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8개의 콘서트를 위한 연습곡, 24개의 재즈 프렐류드, 피아노 소나타 제2번 등이 있다. 다른 작품은 피아노소나타 20곡, 피아노 협주곡 6곡, 바이올린소나타, 24개의 전주곡과 푸가, 현악 4중주, 피아노 5중주, 2대의 플루트,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디베르티멘토가 있다.
24개의 재즈 프렐류드
카푸스틴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24 Preludes for piano Op.53>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24개의 곡을 가진 작품이다. 프렐류드란 본래 도입을 위한 짧은 곡이었으나 19세기 이후로는 짧은 소품적 성격의 곡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바로크시대에 바흐가 24개의 모든 장, 단조 조성으로 프렐류드와 푸가를 작곡하였고 바흐의 영향으로 쇼팽, 드뷔시, 스크리아빈,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등 많은 음악가들이 24개의 프렐류드를 작곡하였고 카푸스틴 또한 이러한 형태로 24개의 프렐류드를 작곡하였다. 이 작품의 곡들은 2분 정도의 짧은 길이로 구성 되어있고 카푸스틴의 곡들 중에서는 중급 정도의 난이도이다. 프렐류드에는 곡마다 다양한 재즈적인 요소가 담겨 있어 클래식 곡임에도 재즈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카푸스틴의 24개의 프렐류드는 순서대로 1번 - C장조, 2번 - A단조, 3번 - G장조, 4번 - E단조, 5번 - D장조, 6번 - B단조, 7번 - A장조, 8번 - F#단조, 9번 - E장조, 10번 - C#단조, 11번 - B장조, 12번 - G#단조, 13번 - Gb장조, 14번 - Eb단조, 15번 - Db장조, 16번 - Bb단조, 17번 - Ab장조, 18번 - F단조, 19번 - Eb장조, 20번 - C단조, 21번 - Bb장조, 22번 - G단조, 23번 - F장조, 24번 - A단조로 구성되어 있다. 카푸스틴의 프렐류드에서는 많은 재즈적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 스윙리듬, 워킹베이스의 사용 등으로 스윙 장르를 표현해 주었다. 그리고 텐션음들을 사용하여 더욱 재즈적 색채를 주었고 2-5-1, 모달인터체인지 등 화성적인 방면에서도 재즈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하였다. 그리고 블루스스케일, 비밥스케일 등을 사용하여 재즈적 요소를 더해주고 클래식에서 금지하는 4도 병행, 5도 병행등도 사용하였다.
카푸스틴의 곡은 오스분, 아믈랭, 페트로프 등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카푸스틴의 곡을 즐겨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졌다.